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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독서 리뷰

13일의 단톡방

by 롸 2021.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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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남녀노소 누구나 SNS 같은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게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들이죠. 이 책은 톡톡이라는 카카오톡과 비슷한 서비스에서 일어나는 학교 폭력과,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시작된 따돌림

이야기는 주인공 민서와, 민서와 친한 친구들인 나경이, 서연이, 하늘이가 등장하며 시작됩니다. 넷이 있던 예쁜 우정 방에서, 하교 후 청소 당번이었던 자신을 기다려주지 않은 친구들에게 불만을 토로했으나 다른 친구들이 민서의 말에 대답을 해주지 않죠. 답답했던 민서는 이 방이 아닌 학급 단톡방에서 세 친구들을 부릅니다.

 

예쁜 우정 방에서는 대꾸도 하지 않았던 친구들은, 대답을 해줘도 시원찮을 판에 오히려 화를 내죠. 이 기세에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아이들도 할 얘기가 있으면 따로 하지, 모두 있는 방에서 민폐 끼치지 말라는 투로 한마디씩 합니다. 민서는 기가 막혀 더 밀어 붙이지만, 쪽수가 훨씬 많았던 아이들에게 큰 비난을 받게 되구요.

 

민서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고, 흥분을 가라 앉히기 위해 폰을 덮고 침대에 누워 씩씩거립니다. 그렇게 찬찬히 다시 생각해보니, 자신이 아무리 답답했어도 아이들 말처럼 공적인 방에서 친구들을 언급했던건 잘못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폰을 키고 아이들에게 사과하는 내용을 담은 문자를 보내죠.

 

아이들은 알겠다고 했지만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민서는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고, 다음 날 학교에 가게 됩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자신의 절친들인 서연이, 나경이, 하늘이는 한몸인 것 마냥 붙어서 어울려 다니고 있었죠. 민서는 친구들에게 평소처럼 다가가 말을 걸어보지만 반응이 차갑습니다.

 

친구들은 말 없이 무시하고 민서를 없는 사람 마냥 지나쳐 버리죠. 아직 친구들이 화가 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 민서는 하교 후에 친구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합니다. 친구들은 이번에도 알겠다고 하지만, 다음날에도 친구들이 민서를 대하는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어

친구들에게 뭐에 화가 난건지 물어봐도, 대답해주지 않자 답답함이 끓어올랐던 민서는 '루킹'이라는 사람을 의심하게 됩니다. 루킹은 이 학교에서 유명한 악동으로, 천재 해커라 어떤 단톡방이든 자유자재로 드나들며 다른 친구 몰래 험담을 하면 그런 내용을 캡쳐하여 커뮤니티에 올려 싸움을 부추기는 등의 짓궂은 장난을 치는 사람이었습니다.

 

예전에 엄마에게 친구들에 대한 불만을 말했었던 민서는 루킹이 자신과 엄마가 한 대화를 훔쳐 보고 친구들에게 알려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거죠. 민서는 다 나가고 혼자 남은 예쁜 우정 방에서 루킹을 욕하며 펑펑 웁니다.

 

그때, 예쁜 우정 방에 갑자기 다른 사람이 보낸 메세지가 뜹니다. 분명히 방엔 자기 혼자 밖에 없었는데 말이죠. 바로 그 사람은 루킹이었습니다. 해킹으로 단톡방에 몰래 들어온거였죠. 루킹은 자신을 욕한 것에 화를 냅니다. 민서는 울며 사정을 얘기하죠. 루킹은 그 얘기를 듣고 싸움을 부추긴 건 자기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곤 사정이 딱한 민서를 억울해서라도 도와주기로 하죠. 루킹은 따돌림에 맞서 함께 복수를 하자고 합니다. 민서는 받아들였고, 둘은 본격적으로 자료를 모으기 시작합니다. 사실 셋이 민서에게 등을 돌린건 프로필 사진 때문이었습니다. 넷이 함께 찍은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골랐는데, 하필이면 민서만 부각되게 잘 나왔고 하늘이는 눈을 한쪽 감은채 나왔던 거였죠.

 

하늘이는 말 못하고 그냥 속상해 했는데, 그게 부풀려지면서 아이들에게 민서가 나쁜 아이로 소문이 퍼진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민서를 직접적으로는 욕하지 못하니, 따로 만든 오픈톡에서 민서를 욕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됩니다. 루킹의 도움으로 민서는 그 방에 들어가게 되, 자신의 욕들을 듣게 됩니다.

 

민서는 침착하게 루킹의 말대로 그 아이들이 한 욕들을 캡처해서 보여줍니다. 자신이 증거물을 가지고 있다라는 의미였죠. 아이들은 방에서는 그런걸로 어떻게 할거냐, 신고도 못할거면서 등으로 별거 아니라는 듯이 대합니다. 그러나 개인톡으로 다들 민서에게 자신은 거들기만 했을 뿐 다른 아이가 주도한 거라며 사과는 개뿔, 남탓만 하며 자신은 그 일과 관련 없다며 겁 먹은 듯이 톡을 보내왔죠.

 

평범한 일상으로

이 사실을 선생님이 알게 됩니다. 선생님은 민서를 따로 불러 위로해주고, 조치를 취하기로 하죠. 마침 루킹의 도움으로 아이들의 따돌림도 차츰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에 민서는 그제야 안도감이 듭니다.

 

현 시점에서 민서에게 가장 궁금한 건, 루킹의 정체였습니다. 자신을 도와준 루킹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고 추측하고 있었죠. 과거 루킹이 감정적으로 언급했던 몇몇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한 민서는 그 아이들을 찾아다니며 루킹의 정체를 캐내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과거 루킹과 친했었던 은표를 만나게 되죠.

 

사실 루킹은 이미 죽은 사람이었습니다. 루킹의 본명은 나루로, 몸이 몹시 허약하고 얼굴도 창백해서 아이들 사이에서 유령 취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은표는 그런 나루에게 유일하게 말을 걸어주고 인사해줬던 아이였죠. 루킹은 얼마 안가 톡톡 상에서도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이제 완전히 세상을 영영 떠나게 된거죠.

 

민서는 루킹에게 고맙단 말을 전하고, 그를 떠나보냅니다. 이후 선생님은 일정 기간마다 랜덤으로 특정 학생을 골라 다른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게끔 했어요. 진짜로 따돌림을 당하는건 아니지만, 그 아이와 말을 하거나 노는 아이가 있으면 벌을 받게 되어 완전히 고립시키는 것이었다. 자신이 당해본 고통은 남도 똑같이 느끼기 때문에,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게 될거라 생각한 선생님의 아이디어였죠.

 

 

이 책은 단순 사이버 상의 따돌림 뿐만이 아닌, 아이들 사이의 복잡한 감정선과 관계에 대해 알려주고자 쓴 책 같았습니다. 일부 어른들은 아이들끼리의 따돌림을 '심하면 얼마나 심하겠어'라며 큰일 아니라는 것처럼 여기기도 하죠. 그러나 이런 어린 시절에 생긴 상처들은 커서도 쉽게 치유되지 않습니다. 자신이 당하고 싶지 않은 고통은 절대 남에게 주어서도 안된다는 것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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