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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독서 리뷰

시턴 동물기

by 롸 2021.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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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 혹시 어니스트 시턴이라는 사람을 알고 계신가요? 동물에게도 영혼이 있으며, 당당하게 자연 속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 19세기의 동물학자입니다.

 

<내가 아는 야생 동물>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여 유명해지신 분이죠. 이 사람은 수십편의 동물과 관련된 단편 소설들을 썼습니다. 이 중엔 실제 경험담도 있었고, 창작하거나 구전으로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적기도 했죠.

 

제가 읽은 아이세움에서 출판한 <시턴 동물기>에서는, 그 중에서도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5~6편 정도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제가 읽었던 이야기들 중 가장 흥미로웠던 토끼 이야기를 소개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이 토끼 이야기에서는 두 마리의 토끼가 등장하게 됩니다. 엄마 토끼인 몰리와, 아기 수토끼인 래그가 등장하죠. 어렸을 때 뱀에게 물려 한쪽 귀가 조금 찢어져 너덜너덜해졌기 때문에 '너덜거리다'라는 뜻의 '래그'로 불린다고 합니다.

 

래그는 몰리에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배우게 됩니다. 냄새 맡는 법, 땅굴 파는 법, 팔짝 뛰는 법, 수풀 사이로 숨어가는 법 등등... 몰리와 래그는 이 숲에서 행복하고 풍족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던 도중, 둘이 살아가는 숲의 주인 할아버지네가 래그와 몰리의 집이 있는 곳을 불태워 버립니다. 그러고 나서 철조망을 치고, 그 자리에 돼지를 목축하게 되죠.

 

갑작스레 집을 잃은데다가 추운 겨울이 찾아오자 잘 데가 없어진 두 토끼는 결국 바위에 몸을 기댄채 잠을 청합니다. 래그가 먼저 잠에 들고, 몰리도 자려고 하는 순간 사납고 영악한 여우 한 마리가 그들의 곁에 다가옵니다.

 

몰리와 래그는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있는 힘껏 도망칩니다. 여우는 엄마인 몰리를 따라가는데, 몰리는 도주하는 도중에 물에 빠져 죽고 맙니다. 한편, 여우는 몰리를 놓지자 방향을 바꿔 래그를 쫓아 갑니다.

 

이때 래그는 엄마에게 배운 '철조망 넘기'라는 기술로 위기를 모면하죠. 여기서 '철조망 넘기'란, 큰 동물에게 쫓길 때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며 도망치다 철조망 사이로 비껴나가는 기술입니다.

 

그러면 큰 동물이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고 철조망의 가시에 걸려 죽거나 큰 상처를 입게 되는 것입니다.

 

 

래그는 여우를 따돌린 뒤 의기양양해져 엄마를 찾으러 갑니다. 그러나 몇날 며칠을 찾아도 엄마 몰리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죽었으니까요.

 

세월이 흘러 래그는 그 숲에서 가장 힘세고 지혜로운 토끼로 성장합니다. 수십 명의 무리와 멋진 아내를 만나고, 자식도 여럿 나아 행복하게 살아가죠.

 

 

사실상 따지고 보면 몰리를 죽게 만든 건 인간들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모두가 함께 사는 숲에다 인간들이 마음대로 불을 질러 몰리와 래그의 집을 태워버렸으니까요.

 

<시턴 동물기>에서는 토끼 뿐만 아니라 이리(늑대)들도 인간들 탓에 죽어 나갑니다. 이리들이 마음대로 남의 농장에서 양들과 가축들을 잡아 먹어 분노한 인간들이 그들을 학살하게 되죠.

 

그러나 과연 사람들이 마음대로 그럴 권리가 있을까요? 이리는 육식 동물입니다. 다른 초식 동물들을 잡아 먹으며 영양분을 보충해 살아나가는 동물이죠.

 

그런데 마음대로 내 가축, 니 가축을 정해 자신의 소유라 우기는 것은 동물을 하나의 생명으로 존중하지 않는 겁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은 우리에 가둬 놓고 가축이라 하며 키우지는 않잖아요?

 

 

저는 야생 동물들과 인간들이 완벽하게 공존하며 살아가지는 못해도,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 역시 이 세상에서 당당히 살아갈 권리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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