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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독서 리뷰

어린 왕자

by 롸 2021.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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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린 보아뱀

한 아이는 코끼리를 집어삼켜 몸이 부푼 보아뱀 그림을 그렸다. 아이는 주위의 어른들에게 보아뱀 그림을 보여주었지만 언제나 그들은 보아뱀 속의 코끼리를 볼 수도, 보려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보이는 것만 믿고, 그것이 정답이라 생각하려 했다.

 

시간이 지나 아이는 커서 비행기 조종사가 되었다. 그러다 사막에 불시착하게 되어 금발에 귀엽게 생긴 소년을 만나게 된다. 후에 그는 그 아이를 '어린 왕자'라고 불렀다. 어린 왕자는 그의 보아뱀 그림을 보고 '코끼리를 집어 삼킨 보아뱀'이라 말하며 무서워 했다.

 

어린 왕자와 그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가까워 진다.

 

어린 왕자

어린 왕자는 그에게 자신이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를 들려주었다. 그가 살던 행성은 지구인들은 흔히 B612라 부르던 곳으로, 성인 남자 10명 남짓 발을 디딜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별이었다. 그 별에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와 어린 왕자의 무릎 높이 정도 크기의 화산 세 개, 자그마한 집이 있었다.

 

어린 왕자는 이 별엔 자신의 행성 말고도 많은 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견문을 넓히기 위한 목적으로 1년간 정든 별을 떠나 잠시 여행을 가기로 한다.

 

 

어린 왕자가 처음 도착한 별은 왕의 별이었다. 행성을 뒤덮을 정도로 큰 체구의 왕이 있는 행성. 왕은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했다. 온 우주와 사람들, 식물들, 물건들. 왕은 위엄 있게 말하며 어린 왕자에게 자신의 신하가 되라고 권유한다. 하지만 어린 왕자는 신하 한 명 없는 적적한 행성에서 위엄 있게 말하는 왕을 보며 생각했다.

 

어른들은 참 이상해.

 

두 번째로 도착한 허영심이 가득한 사람의 행성에서는 자신을 계속해서 찬양해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누군가가 자신이 가장 멋지고 대단한 사람임을 인정해주는 것에 대해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어린 왕자는 그 별을 떠나며 생각했다.

 

그게 무슨 소용이지?
어른들은 정말 이상해.

 

세 번째로 도착한 술 주정뱅이의 행성에선 한 아저씨가 끊임없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어린 왕자는 그에게 술을 마시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고, 주정뱅이는 자신이 술을 마신다는게 부끄러워서라고 대답했다. 어린 왕자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어른들은 정말 정말 이상해.

 

네 번째 별은 끊임 없이 별의 수를 세고 있는 수 세기를 좋아하는 상인의 별이었다. 상인은 자신이 세고 있는 별들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별들이라고 말했다. 어린 왕자는 왜 많은 별들을 소유하는게 좋은지 물었고, 상인은 '부자가 되는데 도움이 되서'라고 답했다. 어린 왕자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부자가 되는게 왜 좋은지 되묻자 상인은 자신이 더 많은 별들을 사 모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어린 왕자는 그러 상인을 보며 생각했다.

 

이 사람도 주정뱅이처럼 말하고 있구나.
정말 어른들은 완전히 이상해.

 

다섯 번째 별은 모든 별들 중에 가장 작았던, 점등원이 있는 별이었다. 1분 간격으로 가로등의 불을 껐다 켰다 하는 점등원이 서 있었고, 어린 왕자는 그 모습을 보며 지금까지 봐 왔던 사람들 중 가장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거야말로 유익한 직업이야!
아름다우니까 유익한거지.

 

여섯 번째 별은 지리학자의 별이었다. 지리학자는 아주 두꺼운 책에다 지리 정보에 관련한 것들을 빼곡히 적고 있었다. 어린 왕자는 어떻게 그런 것들을 알 수 있냐 물었고, 지리학자는 탐험가들이 알려준 정보로 지도를 만든다고 했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다음 여행지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지리학자는 그런 어린 왕자에게 지구라는 별을 소개해주었다.

 

지구에 온 어린 왕자

그렇게 어린 왕자는 지구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버려진 여우와 친구가 되고, 뱀과 장미꽃들과도 친구가 되었다. 그렇게 하염 없이 넓은 지구를 떠돌다가 사막에서 우연히 망가진 비행기를 수리하던 그를 만나게 되었던 것이었다.

 

 

한때 어린 왕자처럼 순수하고 호기심 많았던 그는 점점 커가면서 현실에 적응하게 되었다. 자신이 어릴적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어른들의 모습들이 커가면서 점점 자신에게서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의 보아뱀 그림이 마지막 남은 일말의 동심이었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어린 왕자는 그의 어릴적 모습과 굉장히 닮았었다. 스케치북에 그려준 양을 보고 수많은 생각을 들게 했고,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던 보아뱀의 그림을 보고 무서워 했다.

 

어린 왕자가 행성들을 누비며 여행하며 보고 느낀 것들은 그의 어릴적과 비슷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왕 노릇을 하며 자신을 위대하다고 했던 , 자기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인정을 해줘야만 희열을 느꼈던 허영심 가득한 사람, 술을 마시는게 부끄러워 술을 마셨던 모순 투성이의 주정뱅이, 돈을 벌기 위해 무언가를 사들이고, 사들인 것으로 또 돈을 벌어 사들이는 상인, 아무 생각 없이 자신에게 주어지는 일만 했던 점등원, 방에 앉아 직접 경험해보려고 하지도 않고 그것이 학문이라 여기는 지리학자.

 

이들의 모습은 묘하게도 대부분 어른들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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