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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독서록

데미안

by 롸 2020.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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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 헤르만 헤세 원작 / 서상원 엮음 / 스타북스

 

 이 책은 내가 2주에 한번씩 친구들과 함께 하는 독서모임의 도서로 선정된 책이라 관심이 생겨 읽어보게 되었다. 데미안은 '어린 싱클레어의 성장기' 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기도 한 책으로, 싱클레어란 소년이 데미안을 만나 성장해가는 일종의 영혼 성장 기록이 담긴 책이다. 싱클레어는 어렸을 때부터 세상을 두 부류로 나눴다. 자신과 자신의 양친, 가족들이 있는 웃음과 행복이 가득한 밝은 세계. 그곳에선 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고 편안하지만 그 반대로 어두운 세계에선 범죄가 끊이질 않고 매일 매일이 고통스럽다.

 

 싱클레어는 자신이 속한 밝은 세계를 동경했지만 언젠가부터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한 그는 어두운 세계에 대한 궁금중 탓에 그만 그 세계에 발을 들인다. 그가 다니는 라틴어 학교 옆의 작은 소학교에 다니는 가난뱅이 프란츠 크로머는 어두운 세계에 속한 사람이었다. 싱클레어는 그에게 강해보이고 싶어 옆 과수원에서 사과를 한 자루 하고도 반이나 훔쳤다고 거짓말을 한다. 크로머는 그에게 하느님을 걸고 멩세를 하라고 시킨 뒤, 그 일을 꼬리잡아 그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몇 달 간의 고통스러운 나날에서 그를 구해준건 데미안이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보다 한 살 더 위의 형이었는데 다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가 하면 다른 사람을 조종하기도 한다. 데미안은 프란츠 크로머에게서 싱클레어를 구해주었고, 싱클레어는 어떤 이유인지 그 후부터 데미안을 피한다. 아마도 내 생각에는 그 크로머를 말 몇 마디로 물리친 데미안이 두려워서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데미안이 다른 사람을 보는 것 만으로도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을 넘어서 조종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나왔는데 나도 과연 해볼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그래서 다른 애랑 대화할 때 그 애의 머리카락을 빤히 봐봤는데 그 애가 뭐 묻었나 싶어 머리를 만지는 것 아닌가. 이 책의 후반부는 말하지 않았지만 뒤에 이런 말이 나온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버둥거린다. 그 알은 세계이다. 알에서 빠져 나오려면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의 곁으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그 말에서 아브락사스라는 것은 악마와 천사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는 신으로 이 책을 읽다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최근에 읽었던 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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