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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독서록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by 롸 2020.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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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이문열 글 / 권사우 그림 / 다림

 

 이 책은 친구들과 함께 하기로 한 독서 토론 모임의 주제로 선정된 책이라 읽어 보게 되었다. 이 책은 무려 33년이나 전인 1987년에 지어진 책이다. 내가 읽은 책은 개정판으로 2020년 1월달에 나온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저자인 이문열은 내가 알고 있는 작가들 중 한 명이었다. 아빠가 추천하신 책인 '이문열 삼국지 (전 10권)', 비슷한 '이문열 수호지 (전 10권)' 등으로 유명했다. 권사우 역시 내가 아는 유명한 동화책이나 단편 소설집에서 종종 삽화를 그렸던 유명한 그림 작가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주인공 한병태가 서울의 명문 사립 초등학교에서 아버지 직장이 외곽으로 좌천 되버리는 바람에 결국 외딴 시골의 초등학교에 전학을 가게 된다. 한병태는 그곳의 반장이자 실질적 권력을 모조리 쥐고 있는 엄석대라는 아이가 같은 반 친구들에게 물 심부름, 도시락에서 맛있는 반찬을 바치게 하는 것, 심한 경우엔 암묵적으로 강압하여 물건을 받아내기, 아니 뺏어가기 까지 하는 것을 보고 만다. 자유로운 서울의 초등학교와 달리 엄석대의 말 한마디면 뭐든지 되는 세상. 한병태의 반이 바로 그런 반이었다. 한병태는 그를 무너뜨리려 맞서지만 결국 왕따가 되어 엄석대에게 자진 굴복을 할 때까지 고통 받는다. 하지만 엄석대에게 항복한 뒤 그의 울타리 안에서 지내는 것은 생각보다 좋았고, 그는 진정으로 엄석대를 따르게 된다. 그 후 6학년이 되어 새로 부임한 선생님은 엄석대의 잘못을 꿰뚫고 그를 체벌했으며, 그는 화가 나 그 길로 학교를 나와 자취를 감춰 버렸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엄석대에게 반항해 외톨이가 된 한병태가 결국 그에게 굴복하고 예상 밖의 쾌감을 느끼고 좋아하는 부분이었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했다. 당시 권력에 물든 독재자가 설칠 때, 그를 저지하거나 반대하던 사람도 그의 울타리 속에서 뇌물,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지내도 그 권력과 부에 물들어 아부하고 따르게 된다. 솔직히 정의를 외치는 사람도 그 권력의 단맛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 하지만 그 권력자가 막을 내리면 하나 둘 그에게서 멀어져 간다. 아주 드물게, 한병태처럼 그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나서도 따르는 사람이 간혹 나오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러한 내용을 담은 것 같았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그냥 학교에서 혼자, 아니면 같이 노는 친구 한 명이랑 허구한 날 그림만 그리고 만화 그리며 놀았던 적이 있다. 나쁘지 않았다. 그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하지만 3학년 즈음인가? 소위 말하는 권력자, 반에서 인기있는 그런 아이들과 놀아봤을 때. 오히려 틀어박혀 만화만 그렸을 때 보다 재밌었다. 같이 축구하고, 장난 치고, 모여서 놀고. 나도 한병태처럼 커서도 그들을 기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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